간장숙성은 무엇이고, 밥상에 무엇을 남겼나
생물을 간장에 담가 간을 들이는 절임. 조선의 조리서에 남은 게젓부터 오늘의 게장 골목까지, 이 음식이 무엇이며 밥상과 몸에 무엇을 남기는지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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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숙성이란 무엇인가
생물을 간장에 담가 간을 들이는 절임입니다. 삭히지 않으므로 원물의 형태와 식감이 그대로 남고, 익히지 않은 채로 상에 오릅니다.
젓갈이 소금으로 단백질을 분해해 없던 맛을 만든다면, 간장숙성은 아무것도 분해하지 않습니다. 간장이 삼투압으로 살에 스며들 뿐입니다. 그래서 원물이 무엇이었는지가 끝까지 남습니다. 이 변화를 일으키는 조건도 세 가지뿐입니다.
간장숙성을 만드는 세 가지
원물
꽃게·새우·전복·문어. 익혀서 감출 수 없으므로 살아 있는 것만 받습니다.
간장
짠맛이 아니라 감칠맛을 넣는 매질입니다. 원물마다 농도와 부재료가 달라집니다.
시간
반나절에서 사흘. 젓갈의 수개월과 달리 시간 단위로 끊어 재는 짧은 구간입니다.
조선의 조리서에서 오늘의 밥상까지
게를 간장에 담그는 법은 조선의 조리서에 이미 있었습니다. 달라진 것은 원물을 옮기는 속도와, 익히지 않은 것을 안전하게 만드는 방법입니다.
조선 중기
조리서에 남은 게젓
게를 장에 담그는 법이 조선 중기 조리서에 기록됩니다. 소금이 아니라 장을 쓴다는 점에서 젓갈과 갈라진 지점입니다.
조선 후기
제법으로 정착한 간장게장
간장을 달여 붓고 며칠 뒤 다시 따라내 끓여 붓는 덧붓기 방식이 자리 잡습니다. 지금의 제법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근현대
산지가 만든 게장 골목
서해안 꽃게 어획이 산업화되며 항구마다 게장 거리가 생겼습니다. 원물 산지가 그대로 식당가가 된 드문 사례입니다.
오늘
생으로 먹되, 안전하게
익히지 않는다는 전제는 그대로 두고 열 대신 초고압으로 위해균을 제어합니다. 이 카테고리가 오래 갖고 있던 약점을 공정으로 푸는 세대입니다.
간장숙성이 남긴 것
반찬 한 가지가 아니라 한 끼의 구성을 바꾼 음식입니다. 밥상 밖으로는 상권을 만들었고, 안으로는 조리하지 않는 단백질이라는 자리를 얻었습니다.
밥상과 지역에 남긴 것
밥도둑이라는 말
게딱지에 밥을 비벼 먹는 그 한 그릇에서 나온 표현입니다. 특정 음식의 별명이 반찬 전체를 부르는 말이 된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산지가 곧 상권
꽃게는 옮기는 동안 상하기 쉬워 산지에서 담가야 했습니다. 그 제약이 항구마다 게장 골목을 만들었습니다.
관광객이 찾는 음식
간장게장 전문점은 한국을 찾는 여행자의 목적지가 되었습니다. 냉장 유통 기간이 늘면 그 수요가 국경 밖으로 이어집니다.
몸에 남기는 것
조리하지 않는 단백질
고단백 저지방
게살·새우살·전복은 지방이 적고 단백질 비중이 높습니다. 굽거나 튀기는 과정이 없어 조리 기름이 더해지지 않습니다.
국물로 빠지지 않는 성분
해양 아미노산
갑각류·패류의 타우린은 물에 잘 녹아 삶으면 국물로 빠져나갑니다. 생으로 재우는 절임에는 그 손실이 없습니다.
열을 받지 않은 상태
비가열
열에 약한 성분이 조리 과정에서 변형되지 않습니다. 익히지 않는다는 전제가 영양에서도 이득이 되는 지점입니다.